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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방산은 왜 오르나 — AI와 무관해서가 아닙니다 · 순환매 투자 교과서 ③

순환매 수혜주로 조선과 방산이 늘 같이 묶입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둘은 전혀 다른 이유로 오르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AI로 가는 통로가 열렸고, 하나는 AI와 정말 무관합니다.

일주일 만입니다. 평창에 휴가를 다녀오느라 글이 며칠 늦었습니다. 산에서는 지수를 안 보려고 했는데, 결국 저녁마다 호가창을 열어보긴 했습니다.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2편에서 예고한 그림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자리를 비운 사이

코스피는 오르고 코스닥은 빠진 일주일

8월 12일 6,579.04였던 코스피가 8월 18일 6,869.83으로 마감했습니다. **+4.42%**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858.91에서 834.20으로 **-2.88%**였고요.

날짜별로 보면 더 분명합니다. 코스닥이 절대적으로 무너진 건 아닙니다. 8월 13일 +0.29%, 14일 +0.38%로 조금씩은 올랐습니다. 다만 같은 날 코스피가 +3.56%, +2.42%였습니다. 오르긴 오르는데 한참 뒤처지는, 2편에서 본 그 비대칭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다 8월 18일 코스닥은 -3.52%로 크게 밀렸고요.

반도체가 다시 지수를 끌었습니다. 8월 14일에는 외국인이 하루에 3조 483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가 7,000선을 되찾았습니다.

다만 반도체 장세라고 순탄했던 건 아닙니다. 8월 18일 코스피는 장중 7,216.62까지 올랐다가 6,869.83으로 마감했습니다. 고점에서 4.81% 밀린 채 끝난 하루였죠.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8월 19일) 아침, 코스피는 6%대로 급락하며 9시 6분에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습니다. 올해 48번째입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3%대로 뛰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98% 빠진 여파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전 기준 7~8%대 급락 중이고요. (장중이라 마감 수치는 아직 모릅니다.)

휴가 다녀온 사이 시장은 이렇게 요동쳤습니다. 자, 그럼 오늘의 본론입니다.

“조선·방산이 차기 주도주” — 정말 그럴까

7월부터 증권가에서 반복된 문장이 있습니다. “반도체에 지나치게 집중됐던 증시가 분산될 것”(LS증권 염승환 이사, 7월 2일)이라며 조선·방산·전력기기를 차기 주도업종으로 꼽는 이야기죠.

이 문장에는 숨은 전제가 있습니다. 조선과 방산이 ‘AI 아닌 것들’이라는 한 묶음이라는 전제입니다. AI 쏠림이 부담스러운 돈이 갈 곳, 그러니까 일종의 피난처라는 그림이죠.

저도 처음엔 그렇게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그 묶음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조선과 방산은 서로 다른 엔진으로 간다

조선 — AI로 가는 통로가 실제로 열렸습니다

조선주가 오르는 이유부터 보겠습니다. 첫째는 단순합니다. 실적이 진짜로 좋아졌습니다.

2026년 2분기매출영업이익
HD한국조선해양8조 9,270억원 (+20.2%)1조 6,451억원+72.5%
한화오션5조 4,432억원 (+65.2%)7,361억원+98.0%
삼성중공업3조 2,307억원 (+20.4%)3,250억원+58.7%

세 곳 모두 분기 최대이거나 그에 준하는 실적입니다.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게 아니라 이미 흑자이던 것이 크게 불어난 겁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7월 말 185.49포인트로, 2008년 슈퍼사이클 때 기록한 역대 최고치(191.5포인트 안팎)에 근접했고요.

둘째는 미국입니다. 7월 23일 워싱턴에서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가 문을 열었습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중 1,500억 달러(약 200조원)를 조선 협력에 쓰기로 한 합의의 후속입니다. 미 해군 함정 MRO(정비) 수주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올해 각각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고, 한화는 필리조선소 인수 후 50억 달러 투자 계획 중 2억 달러를 집행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이번 편에서 제가 가장 놀랐던 부분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발전설비를 공급한 두 건의 계약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발전설비를 팔고 있습니다.

  • 2026년 4월 — 미국 AEG와 20MW급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684MW, 6,271억원
  • 2026년 8월 10일 — 미국 코반에너지그룹과 9.6MW급 힘센엔진 기반 1,000MW, 9,560억원. 현지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쓰입니다. HD현대중공업 역사상 최대 규모 발전용 엔진 계약입니다.

넉 달 만에 합산 1,684MW, 약 1조 5,800억원입니다. 삼성중공업도 4월에 5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로 미국·영국 선급의 개념설계인증(AiP)을 받았고요.

배를 만들던 회사가 데이터센터에 엔진을 팝니다. 전력 교과서 1편에서 “AI의 진짜 병목은 전기"라고 썼는데, 그 병목이 조선소까지 닿은 셈입니다.

다만 규모는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만 8조 9,270억원입니다. 1조 5,800억원은 아직 본업 옆의 곁가지죠. 삼성중공업의 부유식 데이터센터도 인증 단계이지 상용 수주가 아닙니다.

통로가 열린 것은 사실이고, 그 통로가 아직 좁은 것도 사실입니다. 조선주 랠리의 주된 이유는 여전히 본업(선가·수주·실적)과 미국입니다.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이 “조선주 피크아웃 우려를 돌파할 두 변수"로 MASGA와 AI 데이터센터를 꼽은 것도, 이 둘을 현재의 동력이 아니라 앞으로의 변수로 본 것입니다.

방산 — 이쪽은 정말로 AI와 무관합니다

방산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방산 빅4의 2분기 영업이익과 그 안의 편차

2026년 2분기, 방산 빅4의 영업이익 단순 합산이 1조 7,52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였습니다. 5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넘겼고요. 수주잔고는 4사 합산 약 100조원 수준입니다.

동력은 지정학입니다. 독일의 2026년 국방예산이 1,080억 유로(약 188조원)로 전년보다 25% 늘었고, NATO는 2035년까지 GDP의 5%를 안보에 쓰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루마니아에 K9 생산시설을 착공해 2027년부터 현지 생산에 들어가고,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3차 이행계약(210대)을 협상 중입니다.

이 자료들 어디에도 AI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조선처럼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통로도 없습니다. 방산은 AI와 무관한 게 아니라, 애초에 다른 축 위에 서 있습니다.

오늘 아침이 그걸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코스피가 6% 급락하는 와중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7.42% 올랐습니다. 미 육군 차기 자주포(K9 차륜형) 시제품 단독 제작사로 선정됐다는 소식 때문이었죠. 시제품 6문에 옵션 12문, 최대 2억 3,300만 달러(약 3,200억원) 규모이고, 성능시험을 통과하면 훨씬 큰 후속 계약이 열립니다. 지수가 무너지든 말든, 방산은 방산의 재료로 움직입니다.

다만 ‘사상 최대’ 안을 열어보면

여기서 이 시리즈의 버릇대로 한 겹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빅4 합산 1조 7,520억원이라는 숫자는 이렇게 구성돼 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전년 대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 3,655억원+58.5%
현대로템2,324억원-9.7%
LIG D&A1,057억원+29.5%
한국항공우주(KAI)484억원-4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이 합산 영업이익의 77.9%를 냈습니다. 그리고 빅4 중 둘은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K-방산 사상 최대’라는 헤드라인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벌고 있는 곳은 좁습니다. 지수 2편에서 본 코스피의 쏠림 구조가 업종 안에서도 반복되는 셈이죠. 방산 ETF를 사면 이 편차가 통째로 담깁니다.

그럼 지금 사도 되나

이 글은 종목 추천이 아니니, 대신 지금 어디쯤인지 좌표만 보겠습니다.

조선주의 PER·PBR과 연고점 대비 위치

같은 조선 업종인데 배수가 크게 다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PER 13.28배·PBR 2.01배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PER 38.89배·PBR 4.96배입니다. “조선주"라는 한 단어로 묶기 어려운 격차죠.

그리고 네 종목 모두 52주 최고가 대비 26~43% 낮은 자리에 있습니다. 방산도 비슷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월 초 기준 올해 고점 대비 40.3%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이건 두 가지로 읽힙니다. 지수 6편에서 다룬 그 문제와 같습니다.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빠졌으니 싸진 것인지, 아니면 시장이 앞으로의 실적을 안 믿는 것인지. 증권사들도 갈립니다. iM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183만원에서 149만원으로 내리면서도 “펀더멘털 대비 밸류에이션은 어느 때보다 매력적인 구간”(변용진 연구원)이라고 했고, KB증권은 175만원에서 140만원으로 20% 낮췄습니다. 조선 쪽도 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유안타증권이 잇따라 목표가를 내렸습니다.

실적은 좋아지는데 목표주가는 내려가는 국면. 이익이 아니라 배수가 깎이고 있다는 뜻이고, 이건 지수 6편에서 본 반도체의 상황과 정확히 같은 문법입니다.

정리

  • “조선·방산"이라는 한 묶음이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순환매 수혜주로 늘 같이 불리지만, 둘은 서로 다른 엔진으로 움직입니다.
  • 조선은 AI와 닿는 통로가 실제로 열렸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넉 달 만에 1조 5,800억원어치 발전설비를 수주했습니다. 다만 본업 매출(분기 8조원대)에 비하면 아직 곁가지입니다.
  • 조선 랠리의 본체는 본업과 미국입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58~98% 늘었고, 신조선가는 2008년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MASGA·해군 MRO·필리조선소라는 새 시장이 열렸습니다.
  • 방산은 정말로 AI와 무관합니다. 유럽 재무장과 중동 수요가 전부입니다. 오늘 아침 코스피가 6% 빠지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42% 오른 게 그 증거입니다.
  • ‘사상 최대’ 안의 편차를 보세요. 방산 빅4 합산 영업이익의 77.9%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이 냈고, 나머지 둘은 이익이 줄었습니다.

그러니 “AI 쏠림이 부담스러워서 조선·방산으로 간다"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하나는 AI로 뻗어가는 중이고, 하나는 처음부터 다른 땅에 서 있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산 게 아니라면, 반도체가 다시 달릴 때 둘의 운명도 같지 않을 겁니다.

다음 [4편]에서는 이번 8월에 가장 뜨거웠던 쪽을 봅니다. 바이오와 코스닥 — 금리와 유동성의 함수. 실적이 아니라 금리가 주가를 정하는 업종은 무엇이 다른지 정리하겠습니다.

⚠️ 이 글은 AI를 활용해 투자 관련 내용을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에 대한 권유가 아니며,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최신 정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주가·수급·밸류에이션 수치는 확인 시점(2026년 8월 19일) 기준이며, 특히 8월 19일 수치는 장중 값이라 마감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은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예시로만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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