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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가 쉬면 벌어지는 일 — 순환매의 창은 왜 그렇게 좁았나 · 순환매 투자 교과서 ②

7월엔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2% 빠졌습니다. 8월엔 코스닥만 19% 올랐고요. 반도체는 두 달 내내 약했는데 무엇이 달랐을까요. 그리고 8월 12일, 그 창은 하루 만에 닫혔습니다.

1편에서 이상한 숫자를 봤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30% 줄었는데 코스닥은 19% 올랐다는 것이었죠. 돈이 늘어서가 아니라 줄어든 돈이 좁은 곳에 몰린 결과였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왜 하필 8월이었을까요.

7월에도 반도체는 무너졌습니다. 오히려 훨씬 심하게 무너졌죠. 그런데 7월엔 순환매가 없었습니다. 무엇이 달랐는지 찾아보면, 순환매가 열리는 조건이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는 게 보입니다.

6주 만에 세 얼굴

먼저 세 국면을 나란히 놓아보겠습니다.

7월 동반 하락, 8월 초 디커플링, 8월 12일 역전

7월8월 1~11일8월 12일
반도체폭락계속 약세복귀
코스피-22.19%-3.79%+3.68%
코스닥-21.44%+19.18%+0.12%

7월 코스피는 8,476.48에서 6,595.45로, 코스닥은 916.18에서 719.76으로 마감했습니다. 거의 똑같이 빠졌습니다.

그 달의 바닥은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7월 28일 코스피가 732.09포인트(10.84%) 빠지던 날 코스닥도 7.72% 급락했고, 하락 종목이 1,480개인데 상승 종목은 211개였습니다. 공포지수 VKOSPI는 83.43까지 치솟았고요. 7월 21일에는 코스닥이 장중 747.00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썼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4월 680조원에서 그날 420조원으로, 석 달 만에 260조원이 사라졌습니다.

폭락은 순환매를 만들지 않습니다. 이건 시장의 오래된 성질입니다. 급락 국면에서는 종목 간 상관관계가 높아집니다. 좋은 종목과 나쁜 종목을 가릴 여유가 없어지고, 팔 수 있는 것부터 팔리기 때문입니다. 지수 3편에서 다룬 그 주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8월에도 반도체는 약했습니다

여기서 제 처음 가설이 틀렸습니다. 저는 “8월엔 반도체가 멈춰 있어서 다른 게 올랐겠구나” 하고 접근했는데, 확인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8월 6일, SK하이닉스는 하루에 10.37% 빠졌습니다. 149만 5,000원 마감, 장중에는 11.21% 내린 148만 1,000원까지 밀렸고요. 같은 날 삼성전자도 6.30% 하락했습니다. 미국 샌디스크의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친 게 방아쇠였습니다. 그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만 1조 6,936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누적으로 계산해보면 더 분명합니다. 7월 31일 종가와 8월 12일 종가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7월 31일8월 12일
삼성전자262,500원255,500원-2.7%
SK하이닉스1,718,000원1,504,000원-12.5%

코스닥이 19% 오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12% 넘게 더 빠졌습니다. 반도체는 쉰 게 아니라 계속 맞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스닥은 그 와중에 올랐습니다. 7월과 무엇이 달랐을까요.

창이 열린 진짜 조건 — 강제 매도의 종료

답은 ‘누가 팔고 있었는가’에 있습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4월 말 대비 절반 아래로 줄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4월 말 11조 500억원에서 8월 3일 5조 8,3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47.2%입니다.

빚내서 산 돈이 절반 넘게 청산됐다는 뜻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반대매매는 종목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담보 비율이 무너지면 좋은 회사든 나쁜 회사든 다 팔립니다. 7월에 코스닥이 코스피와 똑같이 빠진 데는 이 강제 매도가 큰 몫을 했습니다.

그 물량이 소진되고 나서야 시장은 종목을 고르기 시작합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의 진단이 이 지점을 정확히 짚습니다.

“신용 청산 자체가 새로운 매수 수요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 매도 압력이 감소하면서 하방 위험이 완화됐다”

“현재 반등은 기업 펀더멘털 개선보다 가격 형성 조건이 정상화되는 과정”

새 매수가 들어와서 오른 게 아니라, 팔아야만 하는 사람이 사라져서 오른 것입니다. 1편에서 본 “돈은 줄었는데 지수는 올랐다"가 이렇게 설명됩니다.

여기에 지수 4편에서 다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가 겹쳤습니다. 반도체 대형주로만 쏠리던 통로가 제도적으로 좁아진 겁니다. 그 통로가 얼마나 급하게 막혔는지는 거래대금이 보여줍니다.

  •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7월 30일 3조 6,254억원 → 8월 10일 1,782억원 (-95.1%)
  • SK하이닉스 거래대금: 6월 23일 사상 최고 21조 9,000억원대 → 8월 10일 4조 7,294억원 (약 5분의 1)
  • 삼성전자 거래대금: 6월 24일 15조 8,000억원대 → 8월 10일 3조 7,828억원 (약 24%)

7월 폭락을 증폭시켰던 레버리지 수급이 한 달 만에 95% 증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7월 53.2%에서 8월 1일 51.16%로 낮아진 데도 이 영향이 있습니다.

정리하면 순환매의 조건은 주도주의 ‘휴식’이 아니라 ‘강제 매도의 종료’였습니다. 그리고 이건 훨씬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폭락이 끝나야 하고, 청산이 마무리돼야 하고, 그런데 주도주는 아직 안 돌아와야 합니다. 그 사이의 좁은 창입니다.

그리고 코스닥은 반도체 도피처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한 겹 더 들어가면 흥미로운 게 나옵니다. 8월에 오른 코스닥이 정말 ‘반도체 아닌 것’이었나 하는 질문입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0종목 중 반도체 종목이 1년 새 88% 늘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 중 반도체 및 관련장비 종목이 2025년 7월 말 17개에서 2026년 7월 32개로 늘었습니다. 1년 새 88% 증가입니다.

코스닥도 이미 상당히 반도체화돼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반도체가 무너지면 코스닥도 같이 무너집니다. 7월의 동반 하락이 우연이 아니었던 거죠.

8월 상승을 이끈 종목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기관이 8월 3~11일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는 테스(559.8억), 심텍(500.6억), 제주반도체(393.3억), 티에스이(338.9억) 같은 반도체 소부장이 나란히 있습니다. 물론 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 같은 바이오와 에스피지·로보티즈 같은 로봇도 함께 올랐고요.

그러니까 8월의 상승은 반도체를 떠난 이동이 아니라, 대형 반도체주에서 중소형 반도체주로 내려간 이동에 가까웠습니다. “반도체 탈출"이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빠질 때는 같이, 오를 때는 따로

이 비대칭에는 숫자가 있습니다.

코스피 상승·코스닥 하락이 겹친 날이 132거래일 중 32일로 역대 최고

2026년 1월 1일부터 7월 16일까지 132거래일 가운데, **코스피는 오르는데 코스닥은 빠진 날이 32일(24%)**이었습니다. 코스닥이 출범한 1996년 이후 연간 기준 역대 최고 비율입니다. 지난해 같은 비율은 13%였으니 1.8배로 뛴 셈이죠.

반대 경우, 그러니까 코스피가 빠지는데 코스닥이 오른 날은 **11일(8%)**뿐이었습니다.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 이건재의 설명이 이 구조를 요약합니다.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과 실적이 개선됐지만, 최근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은 코스닥보다 코스피로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도체가 빠지면 코스닥은 같이 맞고, 반도체가 오르면 코스닥은 소외됩니다. 그게 2026년 한국 시장의 기본값이었습니다. 8월 초 2주는 그 기본값에서 벗어난 예외 구간이었던 셈이고요.

그리고 오늘, 창이 닫혔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마침 그 시험대였습니다.

8월 12일 반도체가 급등하자 8월의 주도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2026년 8월 12일, 반도체가 돌아왔습니다. 삼성전자가 6.68% 급등해 25만원대에, SK하이닉스가 5.54% 올라 150만원대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강세와 빅테크 실적 발표가 배경이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 코스피 6,579.04 (+3.68%, +233.51포인트) — 전기·전자 업종이 +5.92%로 지수를 끌었습니다.
  • 코스닥 858.91 (+0.12%, +1.07포인트) —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그리고 8월 내내 올랐던 바로 그 업종들이 빠졌습니다. 코스피 제약 -3.53%, 코스닥 제약 -1.88%, 코스닥 일반서비스 -1.95%.

수급은 하루 만에 방향을 바꿨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들이고 개인이 3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정반대로 외국인이 2,017억원, 기관이 1,68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3,766억원을 샀습니다.

1편에서 본 8월 10일과 정확히 반대 구도입니다. 그날은 코스닥이 6.97% 폭등하는데 개인이 6,729억원을 팔았죠. 이틀 만에 개인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5편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의 마감 코멘트는 담백합니다.

“외국인, 기관의 동반 순매수 속 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전개됐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빅테크의 실적 발표로 투자심리가 고조되며 강세를 보였다”

하루짜리 움직임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순환매의 창이 무엇에 의해 열리고 닫히는지는 이 하루가 꽤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럼 이 창은 다시 열릴까

시각은 갈립니다.

SK증권 나승두 연구원은 구조적 조건이 갖춰졌다고 봅니다. **“주도주 랠리 이후의 순환매, 부실기업 퇴출, 로봇·바이오 등 다음 주도 테마 등 과거 코스닥이 코스피를 아웃퍼폼했던 시기의 조건 대부분을 충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연기금 벤치마크의 코스닥 반영, 9월 코스닥 프리미엄 지수 출시 같은 정책 요인도 거론됩니다.

기술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삼성증권 권범석 연구원은 코스닥이 120개월 이동평균선(약 800포인트) 부근까지 내려온 점을 짚으며, 지수가 3개월 하락만으로 이 선을 밑도는 건 드문 경우라고 했습니다.

반면 노동길 연구원은 조건을 답니다. 상승이 이어지려면 투자신탁·연기금의 매수가 지속되고 중소형주의 이익 개선이 확인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가격 조건이 정상화된 것이지 실적이 좋아진 게 아니니까요.

다만 반대쪽도 확실하진 않습니다. 8월 들어 반도체 목표주가는 오히려 무더기로 깎였습니다. 키움증권이 8월 11일 삼성전자를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SK하이닉스를 22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내렸고(투자의견 매수는 유지), NH투자증권·대신증권·삼성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각각 340만·320만·300만원으로 낮췄습니다. 근거는 대체로 2027년 메모리 공급 증가였습니다. 반도체가 하루 급등했다고 눈높이까지 올라간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제 생각을 덧붙이면, 위에서 본 비대칭 숫자(24% 대 8%)가 가장 정직한 답에 가깝습니다. 반도체가 계속 오르는 국면에서 코스닥이 함께 가는 일은 올해 드물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변수로는 8월 26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리

  • 폭락은 순환매를 만들지 않습니다. 7월 코스피 -22.19%, 코스닥 -21.44%로 두 시장이 거의 똑같이 빠졌습니다. 급락 국면에서는 반대매매가 종목을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8월에도 반도체는 약했습니다. 8월 6일 SK하이닉스는 하루 10.37% 빠졌습니다. ‘주도주가 쉬어서’ 순환매가 온 게 아닙니다.
  • 진짜 조건은 강제 매도의 종료였습니다. 코스닥 신용융자가 4월 말 11조원대에서 8월 초 5조원대로 47.2% 줄었습니다. 팔아야만 하는 물량이 사라지자 시장이 종목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 코스닥은 반도체 도피처가 아니었습니다. 시총 상위 100종목 중 반도체 관련이 32개(1년 새 +88%)이고, 8월 기관 순매수 상위에도 반도체 소부장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 그리고 그 창은 좁습니다. 올해 코스피 상승·코스닥 하락이 겹친 날이 24%로 역대 최고였고, 반도체가 돌아온 8월 12일 코스닥은 +0.12%로 멈췄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이번에 오른 것들 중 가장 설명이 필요한 쪽을 봅니다. 조선과 방산 — AI와 상관없어 보이는데 왜 오르나. AI와 무관해서 오른 것인지, 아니면 AI 쏠림을 피하려는 돈이 흘러든 것인지 따져보겠습니다.

⚠️ 이 글은 AI를 활용해 투자 관련 내용을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에 대한 권유가 아니며,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최신 정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지수·수급·잔고 수치는 모두 확인 시점(2026년 8월 12일) 기준이며 매일 바뀝니다. 하루치 시장 움직임은 추세의 증거가 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감안해 주세요.

이 글은 CC BY-NC-SA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본 블로그의 글은 정보 제공과 학습 기록을 위한 것으로,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