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지수가 “1원 1표"라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코스피를 사면 분산한 게 아니라 사실상 AI 반도체에 집중 베팅한 셈이라고 했죠.
오늘은 그 쏠림이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다른 나라는 이걸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마지막 대목에서 좀 놀랐습니다.
속도가 무섭습니다
수치부터 보시죠.

자본시장연구원 집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6월 말 55%**가 됐습니다. 1년 반 만에 두 배 이상입니다. (출처와 시점에 따라 51~56%로 다르게 잡히는데, 방향은 같습니다.)
코스피200 안에서 보면 더 선명합니다. 2026년 8월 기준 삼성전자 33.1%, SK하이닉스 26.5%로 합계 59.6%. 그런데 3위 종목은 3%도 안 됩니다. 200개 종목으로 만든 대표지수인데, 사실상 두 종목이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내 종목만 빠졌다"의 실체
1편에서 지수와 체감이 다른 건 착각이 아니라 구조라고 했습니다. 그 증거가 숫자로 남아 있습니다.

- 2026년 5월 27일: 코스피는 상승 마감했는데, 오른 종목 75개 대 내린 종목 826개였습니다. 11배입니다.
- 2026년 6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날: 오른 종목 210개, 내린 종목 688개.
지수는 신고점인데 시장의 대다수 종목은 내렸습니다. 이게 시가총액 가중이 만드는 착시의 정체입니다.
그래서 이런 추정까지 나왔습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2026년 6월 ‘반도체 거인의 그림자’ 보고서에서 반도체를 빼면 코스피는 4,100~4,200선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반도체 시총 비중이 1년 만에 25%에서 54.6%로 뛰었고,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요.
흥미로운 건 밸류에이션입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8.1배로 싸 보이는데, 반도체를 빼면 11배로 올라갑니다. 코로나 이후 평균(10.4배)보다 높죠. 즉 “코스피가 싸다"는 말도 반도체가 만든 착시일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이미 나타났습니다
쏠림이 이론적 걱정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을 보면 2026년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은 3.6%로 전년(1.4%)의 두 배 이상입니다. 특히 3월과 6월은 각각 4.8%, 4.7%로 코로나19 급락기였던 2020년 3월(4.2%)보다 높았습니다. 상반기에만 시장안정화조치가 85회, 서킷브레이커가 13차례 발동됐습니다.
원인은 명확합니다. 두 종목의 일간 수익률 상관계수가 0.82로 매우 높습니다.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두 종목이 지수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니, 반도체 업황에 작은 충격만 와도 지수 전체가 출렁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이렇게 짚었습니다. “소수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커진 상황에서 기관의 차익실현 매도와 개인의 추격 매수가 충돌하면서 작은 충격도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증폭” 된다고요.
참고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에서도 이 두 종목이 55%를 넘습니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만의 병일까요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쏠림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같은 한국 특유의 문제로 몰기 전에, 다른 나라를 봐야 합니다.

- 대만: TSMC 한 종목이 가권지수의 44~47%입니다.
- 스위스: 노바티스·로슈·네슬레 세 종목이 60% 이상입니다.
- 미국: S&P500 상위 10종목이 37~43%로, 닷컴버블 정점보다 더 소수에 집중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당시엔 32개 종목이 시총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24개 종목이 절반입니다.
-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오르스테드 두 종목이 30% 가까이입니다.
즉 AI 시대의 지수 쏠림은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다만 정도는 다릅니다. 대만은 “1개 종목이 절반 가까이"인데 한국은 “2개 종목이 절반 이상” 이라, 소수 의존도로는 한국이 가장 극단적인 축에 속합니다.
덴마크 사례는 경고로 읽을 만합니다. 2025년 노보노디스크 주가가 48% 빠지자 덴마크 대표지수 OMXC25는 선진국 벤치마크 중 최악의 성과를 냈습니다. 한 종목이 나라 전체 지수를 끌어내린 겁니다.
놀란 대목 — 해법은 이미 있는데, 한국은 반대로 갔습니다
여기가 이번 편에서 제가 가장 놀란 부분입니다.

세계 주요 지수는 대부분 개별종목 비중 상한(캡) 을 두고 있습니다. 덴마크 OMXC25는 7%, 일본 닛케이225는 10%, 스위스 SMI는 약 18%, 미국 NYSE100은 20%, 나스닥100은 24%입니다.
캡은 실제로 작동합니다. 나스닥100은 2023년 특별 리밸런싱을 시행해 빅테크 7종목 합산 비중을 하루 만에 55%에서 43%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코스피200에는 비중 상한이 없습니다.
그냥 없는 게 아닙니다. 2020년 삼성전자 비중이 커지면서 ‘30% 캡룰’ 논란이 있었고, 그 뒤 코스피200·KRX300의 시총비중상한 규정이 폐지됐습니다. 펀드 운용 규제를 완화한다는 명분이었죠.
그리고 6년이 지난 지금, 그 두 종목이 코스피200의 59.6%가 됐습니다.
참고로 대만도 비슷한 방향입니다. TSMC가 워낙 커지자 오히려 펀드의 단일종목 한도를 10%에서 25%로 올렸습니다. 캡을 지킬 수 없으니 캡을 푸는 쪽을 택한 겁니다. 세계가 두 갈래로 갈리는 셈인데, 한국과 대만이 같은 쪽에 서 있습니다.
반대 이야기도 들어봐야 합니다
쏠림이 문제라는 게 만장일치는 아닙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주도주 쏠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쏠림 해소 시점이 버블 붕괴의 전조 증상” 이라고 봅니다. 1929년, 1972년 니프티 피프티, 2000년 닷컴버블 때도 주도주들은 실제로 빠른 이익 성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지금과 비슷하다는 논리입니다.
옥스퍼드대 멍고 윌슨 교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이 개별기업 뉴스가 아니라 글로벌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이들이 지수를 좌우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골드만삭스도 “이익이 아시아 증시를 끌고 있다"며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으로 평가합니다.
그럼 동일가중 지수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도 간단하지 않습니다. 미국 S&P500 동일가중 ETF(RSP)는 2024년 12.78% 올라 시총가중 지수(21.45%)에 크게 뒤졌고, 2025년에도 11.20% 대 15.54%로 밀렸습니다. 쏠림장에서는 동일가중이 손해입니다. 회전율도 시총가중의 5배 이상이라 거래비용이 큽니다.
제 정리는 이렇습니다. 쏠림 자체가 곧 고점 신호는 아닙니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다만 허재환 연구원의 표현대로 “쏠림 자체가 악재는 아니지만 건강하지는 않다” 는 게 정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강하지 않은 상태를 완화할 장치를 다른 나라들은 갖고 있는데 한국은 없앴다는 것, 이게 이번 편의 핵심입니다.
투자자 관점 — 네 가지
① 내가 가진 게 지수인지 두 종목인지 확인하세요. 코스피200 ETF를 들고 있다면 자산의 약 6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입니다. 여기에 두 종목을 따로 더 샀다면 실제 노출은 훨씬 큽니다.
② 상관계수 0.82를 기억하세요. 두 종목이 거의 한 몸으로 움직이므로, 둘을 나눠 사는 건 분산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③ “코스피가 싸다"를 의심해 보세요. 선행 PER 8.1배는 반도체가 만든 숫자입니다. 반도체를 빼면 11배로, 코로나 이후 평균보다 높습니다.
④ 지수 구성 규칙이 바뀌는지 지켜보세요. 증권가에서 코스피200에 비중 상한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도입된다면 리밸런싱 과정에서 대형주 매도와 중소형주 매수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지수 규칙 변경은 그 자체가 수급 이벤트입니다.
정리
- 쏠림 속도가 가파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코스피 시총 비중은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6월 말 55%로 뛰었고, 코스피200 안에서는 **59.6%**입니다. 3위 종목은 3%도 안 됩니다.
- 착시는 실재합니다. 코스피가 오른 날 826개 종목이 내리기도 했고, 반도체를 빼면 지수는 4,100선 수준이라는 추정도 나옵니다. 변동성은 코로나 급락기보다 높아졌습니다.
- 쏠림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대응은 갈립니다. 덴마크 7%, 닛케이 10%, 스위스 18%, 나스닥100 24% 등 대부분 비중 상한을 둡니다. 코스피200에는 상한이 없고, 2020년에 있던 규정마저 폐지됐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이 구조가 실제로 폭발한 한 주를 봅니다. 2026년 7월, 일주일 만에 −8%, −8%, +17.9% — 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와 사상 첫 상한가가 같은 주에 벌어진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은 AI를 활용해 투자 관련 내용을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에 대한 권유가 아니며,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최신 정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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