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1편을 쓴 게 8월 12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순환매가 한창이었죠.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순환매는 이미 끝나 있습니다.
순환매는 3주짜리였습니다

| 코스닥 | 무슨 일이 | |
|---|---|---|
| 8월 3일 | 737.35 | 코스피 -5.12%인데 코스닥 +2.44%. 창이 열렸습니다 |
| 8월 10일 | 854.47 | 상승 1,431종목, 상한가 11개, 매수 사이드카. 절정 |
| 8월 21일 | 801.94 | -4.63%, 매도 사이드카, 하락 1,378종목. 닫혔습니다 |
8월 21일 코스닥은 824.05로 출발해 장중 795.57까지 밀렸고, 오전 10시 5분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습니다. 그날 무너진 것은 이 시리즈가 다뤄온 바로 그 업종들이었습니다.
- 방산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03%
- 바이오 — 알테오젠 -5.60%, 에이비엘바이오 -5.09%
- 이차전지 — 에코프로비엠 -4.91%, LG에너지솔루션 -4.05%
- 조선 — HD현대중공업 -4.73%
- 로봇 — 레인보우로보틱스 -3.92%
반면 삼성전자는 +3.87%, SK하이닉스는 +2.31%였습니다.
여기서 3편의 결론을 스스로 시험해봐야 합니다. 조선과 방산은 서로 다른 엔진으로 간다고 했었죠. 그런데 이날은 같이 빠졌습니다. 모순일까요?
아닙니다. 2편에서 본 그 성질입니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국면에서는 종목 간 상관관계가 올라갑니다. 평소엔 각자의 엔진으로 가지만, 돈이 나갈 때는 같이 나갑니다. 원인도 4편에서 본 그것이었습니다.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가 함께 오르면서 할인율 부담이 커졌고, 전날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이 겹쳤습니다.
다만 8월 전체로 보면 코스닥은 여전히 플러스입니다. 7월 31일 719.76에서 8월 21일 801.94로 +11.42%. 같은 기간 코스피는 +4.81%였고요. 올라간 것도 사실이고, 고점(8월 10일) 대비 **-6.15%**로 이미 꺾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수만 봐서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이 편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8월 21일 하루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날 코스피는 +0.88% 올랐습니다. 뉴스만 보면 조용한 하루입니다.
그런데 그날 코스피에서 오른 종목은 193개, 내린 종목은 683개였습니다.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의 3.5배입니다. 지수가 오른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끌었기 때문이고요.
코스닥은 상승 282개, 하락 1,378개. 오른 종목이 **17%**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11거래일 전인 8월 10일, 코스닥은 상승 종목이 1,431개로 **전체의 80%**를 넘었고 상한가만 11개였습니다.
11거래일 만에 오른 종목 비율이 80%에서 17%로 바뀌었습니다. 그 변화는 지수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지수는 시가총액 가중이라 큰 종목이 끌면 나머지가 다 내려도 올라가니까요(지수 1편에서 다룬 그 구조입니다).
순환매를 지수로 확인하려 하면, 시작도 끝도 놓칩니다.
그래서 볼 것 다섯 가지
이 시리즈 여섯 편에서 실제로 답을 준 지표만 추렸습니다.

① 투자자예탁금 — 돈이 늘었나 줄었나
증권계좌에서 매수를 기다리는 돈입니다. 지수가 오를 때 이 숫자가 같이 늘면 새 돈이 들어온 것이고, 줄어드는데 지수만 오르면 남은 돈이 좁은 곳에 몰린 것입니다.
1편의 발견이 정확히 이거였습니다. 6월 4일 139.7조원(역대 최대) → 8월 11일 97.9조원. 30% 가까이 줄었는데 코스닥은 19% 올랐습니다. 이후 8월 13일 100.1조원, 8월 18일 104.8조원으로 회복했고요.
② 신용융자와 반대매매 — 강제 매도가 끝났나
빚내서 산 돈입니다. 2편에서 순환매의 창이 열린 진짜 조건이 여기였습니다. 코스닥 신용융자가 4월 말 11조 500억원에서 8월 3일 5조 8,300억원으로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 강제로 팔릴 물량이 사라지고서야 시장이 종목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볼 것이 반대매매 비중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위탁매매 미수금과 함께 매일 공표하는데, 실무에서는 5%를 넘으면 투매 신호로 봅니다. 7월 30~31일에 각각 8.6%, 7.1%까지 치솟았고, 그 이틀이 바로 서킷브레이커가 걸린 날이었습니다.
참고로 신용융자는 다시 늘고 있습니다. 7월 31일 28.9조원까지 줄었다가 8월 20일 기준 31조 8,938억원으로 회복했습니다. 창이 열렸던 조건이 되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③ 시장 폭 — 몇 개가 오르고 있나
위에서 본 그 숫자입니다.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 이걸 20일간 누적해 비율로 만든 것이 **ADR(등락비율)**입니다.
ADR = 20일간 상승종목수 합계 ÷ 하락종목수 합계 × 100 100% = 균형 · 120% 이상 = 과열 · 70% 이하 = 바닥권
다만 이 임계값은 학술적으로 검증된 기준이라기보다 오래 쓰여온 실무 관행입니다. 숫자 자체보다 방향을 보는 쪽이 안전합니다. 지수는 그대로인데 상승 종목 수가 늘고 있다면 뭔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이고, 지수는 오르는데 상승 종목 수가 줄고 있다면 그 상승이 몇 종목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④ 상대강도 — 어느 시장이 앞서나
코스피와 코스닥 중 어디가 앞서는지,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 어디가 앞서는지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같은 기간 수익률을 나란히 놓으면 됩니다.
8월은 코스닥 +11.42% vs 코스피 **+4.81%**로 코스닥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2편에서 본 대로 올해 전체로는 정반대였습니다. 1~7월 코스피가 오르고 코스닥이 빠진 날이 132거래일 중 32일(24%)로 코스닥 출범 이후 역대 최고였습니다.
참고로 코스피 대형주는 시총 상위 100종목, 중형주는 그다음 200종목, 소형주는 그다음 514종목으로 구성되고, 매년 두 차례(3월·9월 선물옵션 만기 다음날) 정기 변경됩니다.
⑤ 수급 — 누가 사고 누가 파나
가장 많이 보면서 가장 자주 틀리는 지표입니다. 하루치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실제로 8월에 외국인은 하루에 3조원을 사고 다음 주엔 4조원을 팔았습니다. 하루치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5일·20일 누적으로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기타법인이라는 항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기관도 외국인도 개인도 아닌 일반 법인인데, 자사주 매입이나 상장 직후 대량 매도 같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이 여기 잡힙니다. 8월 21일에도 기타법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의 영향이었습니다.
어디서 보나
전부 무료이고 회원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 어디 | 주소 | 메뉴 | 무엇을 |
|---|---|---|---|
| 금융투자협회 FreeSIS | freesis.kofia.or.kr | 주식 → 증시자금추이 | 투자자예탁금, 신용융자 |
| 금융투자협회 FreeSIS | freesis.kofia.or.kr | 주식 → 신용공여현황 |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비중 |
|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 data.krx.co.kr | 투자자별 거래실적 | 외국인·기관·개인, 연기금까지 구분 |
|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 data.krx.co.kr | 투자자별 순매수상위종목 | 누가 무엇을 샀는지 |
| KRX 공시채널 KIND | kind.krx.co.kr | 사이드카 발동 공시 | 과열과 공포의 기록 |
상승·하락 종목 수와 ADR은 증권사 HTS·MTS에서 대부분 제공합니다. 변동성지수(VKOSPI)도 함께 보시면 좋은데, 통상 20%대는 안정, 30% 이상이면 경계 국면으로 읽습니다. 7월 29일에는 이 지수가 장중 97.99까지 올랐습니다.
“확인하면 이미 늦지 않나요”
당연한 반론입니다. 그리고 절반은 맞습니다.
다만 이 시리즈 여섯 편에서 확인한 것은, 순환매를 미리 맞히려던 사람들도 대체로 틀렸다는 사실입니다. 7월에 대부분의 증권사가 조선·방산을 다음 주도주로 꼽았는데 8월에 가장 크게 오른 건 바이오였고, 그 바이오도 3주 만에 꺾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시리즈를 마치며 남기고 싶은 건 예측이 아니라 이런 순서입니다.
- 지수 말고 시장 폭을 먼저 봅니다. 몇 개가 오르고 있는지가 지수보다 정직합니다.
- 총량을 확인합니다. 예탁금이 늘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상승이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 한 번에 다 사지 않습니다. 확인이 늦는 문제는 예측으로 푸는 게 아니라 분할로 푸는 게 맞습니다. 5편에서 본 대로, 방향보다 회전율과 도구가 성과를 갈랐습니다.
체슬리투자자문 박세익 대표의 원칙 하나가 여기 도움이 됩니다. 하락의 원인이 기업 경쟁력의 훼손이 아니라면 분할매수가 유효하고,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 것이라면 손절이 맞다는 것입니다. 판단해야 할 것은 “얼마나 빠졌나"가 아니라 “왜 빠졌나"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디쯤인가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아직 모릅니다. 시각이 갈립니다.
LS증권 염승환 이사는 **“하반기 반도체 쏠림 현상의 강도는 완화되고 시장의 온기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순환매의 지속에 무게를 둡니다. 대신증권은 시장이 **“저평가·저변동성 장세에서 실적 민감 장세로 전환 중”**이라고 봅니다.
반면 삼성증권 신승진 투자정보팀장의 진단은 1편의 발견과 정확히 겹칩니다.
“개인 자금력이 한정돼 있어 반도체 주도주와 코스닥 지수는 디커플링을 보일 수밖에 없다”
돈이 한정돼 있으면 한쪽이 오를 때 다른 쪽은 소외됩니다. 1편에서 “줄어든 돈이 좁은 곳에 몰렸다"고 쓴 것과 같은 이야기죠.
이번 주에는 확인할 것이 두 개 있습니다. 8월 27일 새벽 엔비디아 실적 발표(시장 컨센서스 매출 919억 달러)와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입니다. 7월에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뒤 첫 회의입니다.
정리
- 이번 순환매는 3주였습니다. 8월 3일에 열려 8월 10일에 정점을 찍고 8월 21일에 닫혔습니다. 코스닥은 8월 전체로 +11.42%지만 고점 대비로는 -6.15%입니다.
- 지수는 시장을 가립니다. 8월 21일 코스피는 +0.88%였지만 683종목이 내렸고, 코스닥은 오른 종목이 17%뿐이었습니다. 11거래일 전에는 80%였습니다.
- 다섯 가지만 보면 됩니다. 투자자예탁금, 신용융자와 반대매매, 시장 폭, 상대강도, 수급 누적. 전부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 수급은 하루치로 보지 마세요. 5일·20일 누적으로 봐야 합니다. 외국인은 한 주에 3조를 사고 다음 주에 4조를 팔았습니다.
- 확인이 늦는 문제는 예측이 아니라 분할로 푸는 게 낫습니다. 미리 맞히려던 사람들도 대체로 틀렸습니다.
마지막으로 — 33편을 마치며

이 글로 네 번째 시리즈가 끝납니다. 반도체 11편에서 AI의 부품을, 전력 10편에서 연료를, 지수 6편에서 AI가 삼킨 시장을, 그리고 순환매 6편에서 그 돈이 옮겨간 곳을 봤습니다. 모두 33편이 됐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미리 세운 가설이 다섯 번 다 빗나갔다는 점입니다.
- 1편 — 돈이 옮겨간 게 아니라, 줄어든 돈이 좁은 곳에 몰렸습니다.
- 2편 — 주도주가 쉬어서가 아니라, 강제 매도가 끝나서 창이 열렸습니다.
- 3편 — 조선과 방산은 애초에 한 묶음이 아니었습니다.
- 4편 — 금리가 튄 날 무너진 건 바이오가 아니라 반도체였습니다.
- 5편 — 개인은 추격하지 않았고, 방향도 맞았습니다.
그리고 매번 데이터 쪽이 제가 쓰려던 것보다 더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이게 제가 이 시리즈들을 쓰면서 배운 것 중 가장 쓸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듯한 설명이 먼저 떠오르면, 그게 맞는지 숫자로 확인해보는 것. 대개는 틀리고, 틀린 자리에 더 흥미로운 게 있었습니다.
33편을 함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 글은 AI를 활용해 투자 관련 내용을 공부하며 정리한 글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에 대한 권유가 아니며, 내용에 오류가 있거나 최신 정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 전에는 공식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문의 지수·수급·잔고 수치는 확인 시점(2026년 8월 23일, 시장 데이터는 8월 21일 종가 기준)이며 계속 바뀝니다. ADR 임계값과 반대매매 비중 기준은 학술적으로 검증된 수치가 아니라 실무 관행입니다.
